HOW TO LEAD
제프 베조스에서 요요마까지, 각자의 분야에서 타이탄 Titan 이라 불릴만한 위치에 오른 31명과의 인터뷰를 모은 책이다. 유튜브에서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쇼'를 통해 실제 진행되었던 인터뷰도 찾아볼 수 있다는건 덤. 인터뷰이들은 은퇴했거나 지난 시절의 사람이 아니라, 오늘도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인물들이다. 심지어 인터뷰를 진행한 데이비드 M 루벤스타인도 우리에게도 익숙한 칼라일 그룹의 수장이고보면 500쪽이 채 안되는 이 책에 나온 31명의 재산의 합이 대체 어느 정도일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너무 저명한 사람들인 탓에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다. 빌 게이츠라고 해서 인생을 여러번 산 것도 아닐테고.
하지만 이 인터뷰를 돋보이는 만드는 것은 바로 이 쇼 Show 를 진행한 인물,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의 존재이다. 그 자신부터 240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칼라일 그룹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로써, 사실상 이책의 인터뷰이로 등장해도 손색없는 인물이다. 최우등학생 모임인 파이 베타 카파(Phi Beta Kappa) 회원이며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와 같은 탑클래스의 모임을 통해 제프 베조스나 빌 게이츠, 워렌 버핏 과도 인터뷰 이전에 이미 구면인 셈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마치 가까운 친구를 대하듯 격의 없고,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쉽지 않을 법한 질문들도 잘만 던진다. 빌 게이츠 면전에서 "동안인 데다가 목소리도 높은 편인데" 같은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책을 읽다보면 제이미 다이먼이나 켄 그리핀이 마치 학교 선배처럼 친근하게 느껴지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정계의 인물들도 소환되듯 인터뷰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28세에 이미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의 정책 자문으로 일했던 그의 어마무시한 인맥에서 비롯된 결과라 생각한다.
사족...
같은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한 팀 패리스의 전작들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HOW TO LEAD 라는 좋은 타이틀이 '타이탄의 지혜들' 이라는 평범한 제목으로 바뀌어 버렸다. 물론 팀 패리스의 인터뷰도 값진 내용이긴 했지만 사실 나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팀 패리스 쪽이 훨씬 현실감있다 , 이 책의 타이탄들은 거의 안드로메다급의 성취를 이룬 사람들인데, 제목 하나로 비슷한 "급"이 되어버린 느낌은 못내 아쉽다. 심지어 출간 일이 늦은 탓에 아류작(?) 느낌마저... ㅠㅠ
대표적인 인터뷰이 9명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깔끔한 표지도 ㅜ 밋밋하기 그지없는 물소 그림의 표지로 바뀌었고. 원서의 디자인을 그대로 쓰게 되면 디자인에 대한 별도의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걸까? 내용의 무게에 비해 마케팅에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
Underline
* 제프 베조스 *
p.34
JB: 야잔타 Yasantha 는 프린스턴에서 제일 똑똑한 녀석이었죠. 우리는 그의 방으로 가 방정식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문제를 한동안 뚫어져라 쳐다보더니만 "코사인" 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슨 뜻이야?""그게 답이야""그게 답이라고?""그래 내가 보여줄게" 그는 3페이지에 걸쳐 대수학 풀이를 자세히 써내려갔습니다. 모든 걸 지우고 나니 코사인이라 답이남았습니다. 저는 말했죠. "야잔타, 넌 그걸 암산으로 다 한거야?""아니 그건 불가능하지.3년 전에 이거랑 아주 비슷한 문제를 풀어봐서 이 문제랑 연결시킬 수 있었거든.그랬더니 즉시 코사인이라는 답이 명확히 나왔지" 야잔타의 이 대답을 들었던 순간이야말로 제게 정말 중요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엇습니다. 바로 그때 저는 훌륭한 이론물리학자가 절대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앗거든요.이론 물리학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50인 중 한 명이 되지 않으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습니다. 저는 그러한 미래를 직감하고 재빨리 전기공학과 컴퓨터 공학으로 전공을 바꿨습니다.
DR: 그렇지만 최우등 졸업 summa cum laude 을 한 걸로 아는데요.
JB: 그랬죠.
p.36
JB : 여든 살이되었을 때 인생에서 후회할 거리를 최대한 남겨두지 말자,라고 말이죠. 후회는 대부분 해보지 않은 것에서 오게 마련이죠. 실패해서가 아니라 시도해 보지 않았기에 후회하는 겁니다. 우리를 괴롭게 하는 건 대부분 이런 것들입니다. "왜 그 길을 가보지 않았을까..."
* 빌 게이츠 *
p.51
BG: 네, 저는 시험을 잘 보는 유형입니다.
p.60
BG : 어떤 목표를 정하고 '그게 나의 목표!'라고 외치고 나서, 저는 곧장 그 일에 집중합니다.
* 리처드 브랜슨 *
p.72
RB :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유일한 이유는 '다른 사람이 망쳐놓은 분야'라고 생각될 때입니다.
RB : 업계 큰손들이 제대로 일을 하고 있지 않았기에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때마다 매력적인 틈새시장이 발견됐죠. 그래서 진출에만 성공하면, 곧 판도를 뒤흔들 수 있었습니다.
RB : 훌륭한 사람들을 곁에 두는 겁니다. 혼자서 모든 걸 떠안는 대신 일찌감치 업무를 위임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 워렌 버핏 *
p.122
WB : 사실 저는 화가가 그림을 대하듯이 버크셔 해서웨이를 생각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캔버스가 무한대라는 것이지요. 버크셔 해서웨이에 결승선은 없습니다. 계속해서 즐길 수 있는 게임 같은 겁니다.
WB : 일이 필요 없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찾으십시오. 인생은 한 번 뿐이니까요. 살면서 방황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죠. X만큼 버는 것, X의 120퍼센트를 버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잘 맞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 돈이 필요 없어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 제가 벤저민 그레이엄 밑에서 일하겠다고 했을 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급으로 일하겠습니다." 흥미를 북돋는 일을 찾으세요. 좋아하는 일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 켄 그리핀 *
p.145
KG : 투자를 했는데 잘 풀리지 않고 있다면, 한발 물러나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내가 놓친 것이 무엇일까?'를 냉철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내가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 모든 미지수를 다 해결했다고 진지하게 믿는다면 현재 포지션을 고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금융의 역사에서 실패담은 언제나 시장을 존중하지 않은 사람들이 주인공입니다.
p.149
KG : 시타델의 성공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부분의 합보다 훨씬 크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제대로 된 목표를 갖고 제대로 된 팀을 꾸리면 위대한 일들을 성취할 수 있게 됩니다.
* 팀 쿡 *
DR : 애플에 입사해 스티브와 함께 일해 보니 생각보다 좋았습니까? 생각보다 훨씬 힘들진 않았나요?
TC : 해방감을 느꼈다고 표현하는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스티브에게 당신이 뭔가 흥미진진한 것을 얘기했는데, 그가 공감하며 "좋아"라고 하면, 당신은 그 즉시 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이런 식으로 운영될 수도 있구나'하는 전혀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저는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 의사결정 시스템과 경직된 관료적 기업문화에 익숙해 있었으니까요. 애플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는 가까이에 있는 거울을 바라보면 되었습니다. 거기에 그 이유가 담겨 있었으니까요.
* 지니 로메티 *
p.231
GR : 직원을 채용할 때 면접 당시의 지식 수준뿐 아니라 학습 의지가 있는지도 봅니다. 어차피 지식은 계속 쌓지 않으면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니까요. 학습 의지가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호기심이야 말로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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