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94 마스크 한 장을 구하려 이른 아침부터 약국 앞에 줄지어 있는 모습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이름조차 생소한 희토류 원소가 어느 순간 전략적 자원무기로 등장하고, 실체없는 암호 화폐가 수많은 벼락부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요컨데 "가치"라는 것은 영구 불변의 것이 아니며, 수시로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블로그를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다. 그런 관점에서 나는 가치투자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의 메세지들은 가치투자 이외의 스타일을 갖고 있는 투자자라도 귀담아 새길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특히 행동경제학에 기초한 군중의 비합리적 경향을 파악하고, 그를 역이용하여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역발상 투자법은 작은 수익과 큰 손실을 반복하는 개인 투자자라면 반드시 읽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Underline
'왜 다수가 발상하는 방향대로 발상하면 높은 수익률은 커녕 손실을 입게 되는가?' 라고 묻는다면 좋은 질문이 될 수 있다.
답은 간단하다.
모두가 부자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 결과적인 완전 평등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역발상 투자가 존재하고 중요한 전제조건이 된다.
거품의 한 가운데서는 자신이 거품 속에서 어리석게 매수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공포의 한 가운데에서는 자신이 공포 속에서 어리석게 매도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 군중심리의 힘이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불확실성과 두려움을 참기 어려워한다. 그래서 군중 속에서, 언론기사와 금융기관의 보고서에서 자신과 의견이 맞는 조언들을 찾고 감정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시작하는 소수는 돈을 벌지만 마지막에 뛰어든 다수는 돈을 벌지 못하는 것이 모든 투자의 세계이다.
역발상투자자는 기존의 추세가 극에 달할수록 반대 포지션의 투자의사결정을 부분적으로 시작한다. 주가의 강한 상승세에서 분할 매도를 실시하며 주가가 천정 부근에서 추세가 사라졌을 때 매도를 가속화하며, 주가의 급한 하락세에서 분할매수를 실시하고 주가가 바닥 부근에서 추세가 사라졌을 때 매수를 가속화한다.
역발상투자와 가치투자는 모멘텀 투자가 아니기 때문에 하락폭 몇 퍼센트를 정해놓고 자동으로 매도하는 손절매 시스템은 수익률을 오히려 악화시키며 잘못된 대응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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